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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삼십 년 전의 추억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1.
문맥성경완간 기념예배에 초대되어 갔다가 "초대(1기)연구간사"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모처럼의 "간사"라는 호칭에 어색하기도 하면서, 또 그날들의 기억속으로 스며드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총신대 총장이셨던 김의원 교수님께서 오랜만의 만남에 반갑게 맞아주시고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당시 연구원에서 제가 가장 먼저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는데, 그 책이 바로 "과실있는 포도나무 빌립보서"였습니다. 시리즈로 출간할 계획으로 만들었던 책이지만, 이후 다른 제안이 있어 지속적인 출판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것에서 너무도 업그레이드(^^) 되어 버린 상태여서 다시 그 스타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
2.
사실 우리 교육원은 이미 2002년에 구문성경을 문서로 완료한 상태였지만, 출간을 하지 않은 것은 비록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문맥성경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차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시 서로의 감정으로는 자칫 서로간에 불필요한 법적 논쟁에 빠져들 수도 있었고, 이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이념과 맞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훗날 서로 구두로 한 약속이기는 하지만, 구문성경의 활용과 발행에 대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기로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면서 이권 다툼과 분쟁을 앞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습니다.
3.
김의원 교수님께서는 여전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시지만, 자택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추후 인생과 사역의 방향을 설정하며 김교수님의 권고를 받아들여 목사가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시 교수님은 "또 하나의 목사가 탄생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도 미국처럼 목사 타이틀이 아닌 성경 사역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장종길 장로님은 장로로서 백투더 바이블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발행하시는 것으로, 저는 목사 타이틀 없는 평신도로서 연구와 강의에 집중하는 것으로 이렇게 마음의 결정을 내렸던 기억입니다. 훗날 다른 교수님들을 통해 박사과정과 목사 안수 제안이 여러 차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
4.
그러나 미국과 토양이 다른 세상에 그 약속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함께 강의를 나갈 때마다 "목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강의에 집중하지만, 강의에 참석하는 이들은 늘 "목사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 연구원 식구들끼리는 많이들 웃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속에서 오랫동안 가짜 목사가 된 것입니다. 여전히 저는 목사 안수를 받은 일이 없으니 목사가 아니지만, 성경을 강의하고 구문과 문맥을 강의하는 사람이다 보니, 많은 분들로부터 "목사님"이라는 호칭을 듣습니다. 저는 목사가 아니라고 그렇게 여러 번 말해도 돌아서면 또 목사님이 됩니다. 이젠 아니라는 말을 포기했습니다. 이제 제 귀에는 "원장님"으로 들립니다. ㅋ
5.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제대로 된 연구는 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시대가 흐를수록 목회자는 연구를 하지 않는 분위기에 젖어갑니다. 신학교에서 연구다운 연구를 해보지 못하고 졸업을 하니, 졸업 후 연구과정에 들어서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머리는 굳어지고, 시간은 쫓기고 굳이 연구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자료는 무궁무진하고.. 거기에 요즘은 AI가 알아서 다 해준다는 시대이니 성경연구는 구시대적 산물이라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구문과 문맥은 AI로도 제대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을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이제 연구자들도 서서히 사라져가다 보니 옛 연구 방식을 그대로 활용하는 때가 더 많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연구는 쉬지 않아야 합니다. 건강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말입니다.
6.
문맥성경완간 기념예배 후 교제 시간을 통해 후배 연구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제가 쓴 책 "과포 빌립보서"를 활용해 공부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새롭게 발전된 연구내용을 나눌 수 없는 안타까움도 함께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동행했던 한 목사님께서 이젠 전혀 다른 방식의 업그레이드 된 내용을 연구하고 강의한다고 말씀하시니, 그것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ㅎ 그냥 웃고 헤어졌습니다. 훗날 기회들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여전히 저는 늘 책상 앞에서 맥북과 씨름하며 삽니다. 더 쉽게, 더 현장에 가까운 연구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말입니다. 이 혹독한 시기에 꾸준히 함께 하는 분들의 수고에 감사하면서 말입니다.
7.
요즘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튜브 강의를 오픈하라는 것입니다. 유튜브에 들어가 보니 참 뛰어난 강의들이 많이 보입니다. 물론 저와 같은 방식들은 아닐지라도 실생활에 유익한 강의들이 워낙 많다보니 제가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히브리어, 헬라어 문법적 구성이 어떻고, 그 활용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며, 구체적으로 본문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를 짧은 영상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는 해보아야겠다는 마음은 늘 한 켠에 남겨두고 있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죽을 때까지.. 거기에 두시려구?"
벌써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자정이 넘어 잠들고 새벽 세 시 정도면 늘 눈이 떠지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편입니다. 물론 그러다 한 번에 몰아서 자기도 합니다.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이라고들 하지만, 억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이유로 오래 쉬었던 헬스장을 다시 다녀오니 온 몸이 쑤셔서 오늘 다시 또 새벽에 깬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ㅋ
이젠 목회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성도를 위해 필요한 연구와 자료가 무엇일까를 고민합니다. 신대원생들을 지도할 때가 가장 즐거웠고,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숙제도 잘 해오고, 가르치기도 쉬웠으니 말입니다. ㅎㅎ 좋은 아침입니다.
GTBC 성경연구원장 김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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