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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문맹
문명의 반대되는 개념은 야만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명과 문맹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니 비슷한 발음을 이용한 언어유희처럼 읽힐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문명이란 발달된 인간의 문화와 사회를 지칭한다. 위키백과에서는 인류가 이룩한 물질적, 기술적, 사회구조적인 발전을 말하는 것으로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발전되고 세련된 삶의 양태라 말한다. 유럽에서는 유럽과 비유럽을 문명과 야만으로 구분하며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다. 문명이란 어느 한 가지로 설명하거나 정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맹이라는 것은 글을 읽지 못하거나 문해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정보의 취득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데 그만큼 제한적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즐겨 읽는다. 아니 어쩌면 즐겨 읽지는 않아도 늘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부담감이라는 것은 자신이 원치 않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다. 신앙을 가졌으나 성경을 읽는 것에 부담감을 갖는다는 것은 성경을 읽는 것이 그리 편치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편치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라면 이해의 어려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읽고 있으나 이해할 수 없다면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이고 어쩌면 문맹에 가까운 상태라 보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 않다.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문맹의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심지어 사역자들 가운데도 그런 문맹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사역에서 수많은 사역자들을 만났고 그들 가운데 성경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꽤 많았다는 표현도 매우 순화된 표현이다.)
최근 티비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스포츠인이 투자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보였다. 자신의 사업에 관련된 서너가지의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자 그 전문가는 대뜸 이렇게 말한다. "비지니스 마인드가 전혀 없는 분이며, 이런 분을 우리는 문맹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사람은 사업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요한 조언을 하는데 이 속칭 문맹인은 그 전문가의 매우 객관적이고 빠져나갈 수 없는 문제를 지적하고 그것을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를 바라보는 게스트로 나온 다른 사람들은 돌아가는 상황으로 이미 그의 문제에 대해 다 알고 있는 이 심각한 문제가 정작 자신에겐 전혀 문제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 혹은 비전문가일지라도 CEO로서의 그의 상태가 심각한 위기라는 것을 알 수 있으나 본인만은 전혀 문제로 여기지도 않고, 일부 문제는 인정할지라도 심각한 문제라 받아들일 마음은 없다. 전문가가 말한 바로 그 문맹이기 때문이다.
문맹인은 느낌을 따른다.
한 번은 강의현장에서 한 사역자의 상황을 듣게 되었는데, 마침 내가 잘 아는 지역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분이었기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시작했다. 교회를 시작한지 삼 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새로 등록한 성도가 단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이 목사님은 우리가 흔히 SS라 말하는 열정적 전도교육을 이수한 전도자였고, 얼마나 열정적으로 전도를 하는지 연구원을 찾아오는 그의 목소리는 늘 쇳소리였다. 인격적으로 그렇게 모나거나 한 것이 없고, 사교력도 꽤 건강한 분이셨다. 단 한 명의 등록인이 없었다는 말에 궁금했던 내가 교회의 위치를 물으면서 좀 의아하게 생각된 것이 도심지이기는 했지만, 주택의 막다른 골목의 끝에 위치한 교회였으며 골목을 나서면 대로가 펼쳐져 있으나 주변에 대형교회가 여럿 존재하고 있었다. 흔한말로 입지조건으로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왜 이런 곳에 교회를 세울 생각을 하셨는지 물으니 기도 중에 환상을 보여주셨는데 의심의 여지없이 바로 이 자리였다고 한다. 자신이 과거에 와서 사전에 보았거나 관련이 있는 지역도 아니라고 한다.
나는 조금 황당한 얼굴로 바라보게 되는데 이 분은 편안한 미소로 나를 바라본다. 도대체 누가 이상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조언을 드리지 않을 수 없어서 "환상으로 보고 오신 곳이라니 그것에 대해서는 내가 드릴 말씀이 없지만 입지 조건으로 보아서는 이곳이 개척을 위한 교회 자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말씀드렸다. 물론 그 분은 얼마 뒤, 그곳에서 교회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했다. 이후 그의 얼굴을 다시 본 기억은 없다. 너무 특이한 기억이어서 지금도 목사님의 이름은 분명히 기억한다.
느낌이나 그런 객관적이지 못한 근거에 의해 무엇인가를 해야하거나 한다면 십중팔구 아니 어쩌면 더 높은 비율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그런 이들을 향해 알아듣기 쉽게 문맹이라고 말한다. 들어도 알 수 없고 읽어도 알 수 없는 상태에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잘못된 문제를 정확히 짚어주어도 그것이 문제라 여기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유형이다.
교회는 무엇을 따를까
부흥이 되지 않는 교회에 이유가 있고, 부흥이 되는 교회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떤 목사님과 대화를 하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라면 가르쳐야 하는 분이 가르칠 재료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교회가 우리 교회에는 복음이 있다고만 말한다면 교회가 많아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다른 교회는 복음이 없어서 이 교회를 찾아야 하는걸까? 공간이 비좁아서 다른 교회를 찾아야 하는걸까? 도리어 사람이 많아 비좁은 교회는 사람들이 더 많이 오지 않나?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구경이 좋아서?
요즘 티비를 보면 맛집에 관한 것이 워낙 많이 나와 이젠 맛집 정보가 나와도 크게 신뢰하지 않게 된다. 동일한 음식점인데 사용하는 재료가 현격히 다르고 제조하는 과정이 크게 다른 곳이 대부분 맛집으로 선정된다. 심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집이 되지 못하는 곳들도 많다. 하물며 아무런 기술도 맛을 낼 재료도 없으면서 음식점을 내겠다고 하면 과연 정상적인 사고라 할 수 있을까?
교회를 식당으로 비교하면 대부분 거의 동일한 메뉴로 오픈하는 식당과 같다. 주구장창 한 교회를 나가는 이들은 자신이 출석하는 그 교회의 설교가 집밥이고, 이 교회 저교회 옮겨 다니는 이는 늘 외식하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예전에는 다른 교회로 가려면 남의 교회라는 부담감이 있었으나 이제는 온라인 예배가 대세이고 보니 마음만 먹으면 편안하게 다른 교회 예배에 참여할 수 있다. 걱정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직분 때문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교회를 개척하거나 세우려는 이는 몇 가지의 질문 앞에 서보아야 한다.
1. 왜 그곳에 교회가 있어야 하는가?
2. 사람들이 이 교회를 나와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근처의 다른 교회를 가도 문제가 없다면..)
3. 내가 버텨낼 수 있는 기간과
철수해야 할 근거와 의지는 있는가?
사실 중요한 것 하나는 왜 나여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분명하지 않다면 교회가 지속되어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일 수 있다. 다른 교회를 가도 괜찮다면 사람들이 굳이 이 교회를 찾아야 할 이유가 없을 뿐더러 다른 교회와 하나님 앞에 내가 복음의 훼방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회사를 정년퇴임한 이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이 치킨집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망한 것도 치킨집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 바람에 프랜차이저 본점은 망하지 않을 뿐더러 더 많은 아이템을 개발할 빌미를 갖게 된다. 개미는 망해도 기관투자자는 망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시대적 상황과 처지를 읽어내지 못하는 문맹인이로 세우는 곳이 교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도들에게 선택해야 할 치킨집은 많다. 단골집에 있어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더 좋은 맛집을 찾는 이들이 늘어가고 그나마 이제 이것도 저것도 싫고 다른 피자집이나 떡볶이집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치킨싸움이 본격화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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