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반의
신학을 하지 않은 성도 혹은 직분자에게 성경을 가르쳐 그것을 또 다른이에게 가르치는 사람이 되게 만드는 일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충분히 그런 의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성경은 신학을 해야만 가르칠 수 있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머리속에 있기 때문이다. 가능할 것인가? 신학의 색깔은 빼고.. 가능할까.. 어차피 신학을 가르칠 것이 아닌 이상.. 시도해도 되지 않을..까..
장벽
지금까지 신대원생과 목회자를 중심으로 성경을 강의해오다가 일반 성도들을 대상으로도 성경을 가르쳐야겠다고 마음의 결정은 내렸지만 문제가 생겼다. 교회밖에서 배우는 성경공부는 무조건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목회자들의 주장이 성도들 의식을 휘어잡아 버렸고, 특히 실제로 사이비 집단에서 무료성경학교를 운영하여 대대적인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으니.. 누가 소속 교회 밖에서 가르치는 성경을 배우려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되었다. 실상 교회가 가르쳐 주지도 못하고 배우지도 못하는 것은 알지만.. 주말이나 주일은 가족과 함께 혹은 교회에서 보내야 하는데 평일날 어떻게 성경공부를 하겠다고 시간을 낼 것인가.. ㅠ
출발
그러던 차에 우연치 않게 몇 분의 요청이 있었고 강의에 들어갔다. 목회자는 평일에 일반 성도는 토요일 오전에..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이번엔 방향성과 눈높이 조절이 숙제였다. 목회자 버전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구문론적 접근을 기반으로 하는 그룹, 두 번째는 문맥과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그룹, 세 번째는 본문연구와 설교를 기반으로 하는 그룹이다. 그러나 성도들은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지가 숙제였다. 마음 같아서는 구문도 해주고 싶고, 본문 설명도 해주고 싶고, 문맥과 구조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해주고 싶은데 한꺼번에 하다가는 탈이 날 수도 있고.. 반신반의 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물론 짬뽕이다. 모두 조금씩 다루지만 가능한 쉽게... 더 쉽게...
순항
생각보다 순항이다. 한 학기 정도 공부하고 난 뒤, 끝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학기를 마친 분들이 계속 연장 등록을 하셔서 2년을 순항한다. 더 적극적이고 더 많은 분들이 원하신다. 시간만 맞으면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책을 원하시고 책자를 발간하게 된다. 잡지도 발간하게 되고.. 점점 더 할 일이 많아진다. 순항이다.
뜻밖의 결과
역시 시간이 답이다. 처음엔 어려워 하던 분들이 이젠 성경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대화의 내용이 깊어진다. 일반성도들의 성경에 대한 이해가 연구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타인도 알게 된다. 서로를 만나면 성경 이야기를 하게 된다고 한다. 누군가를 만나도 성경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더 적극적인 모습을 갖게 된다고 한다. 기대이상의 효과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기대
교회에서 단기 학기로 20여분에게 강좌를 열면서 그 반응을 확인한 결과 그저 놀라움 뿐이다. 진즉 이렇게 가르쳐야 했고 그렇게 배워야 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공급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놀랍고 감사하며 이런 효과를 보여주신 주께 찬양을 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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